기말고사로 쉬다가 간만에 간 과외. 말없는 J양과 부사절을 이끄는 접속사 공부 중에.
J양: 기말고사, 이상한거 틀렸어요. 틀린거 찾으라고 했는데 저먼? 저머니? 그거.
르미: 국적이 나왔었어? 교과서에?
J양: 네.
르미: (흐음. 역시 과외하면서 교과서를 가르쳐야 했던 걸까. 일단 내 과목은 고교문법인데;;)
J양: 근데 그거 중요한거 아닌데.
르미: ^^ 잘 했어. 시험보느라 고생 많았다.
J양: 선생님이 쓸데없는 문제나 내고.
르미: 독일 사람들한테는 중요한 문제잖아. 그리고 사실 그건 기본적으로 알아야지. (뭐 그래도 서바이벌 잉글리쉬 할 때에 그 차이로 애먹을 일은 없겠다만. 저먼 저머니. 에휴.) 그래서 잘 기억해뒀어?
J양: 필요없는건데. 기억 안해도 되는데.
르미: 다음에 또 틀리려구?
J양: 그런거 안나오는데.
르미: 또 나올지 어떻게 알아?
J양: 선생님도 바뀔거고...
르미: 선생님이 바뀌어도 그런 문제 내는 선생님들은 또 만날 수 있어. 너, 앞으로 4년이나 남았잖아.
J양: 그런거 왜 내는거야.
르미: 왜냐하면~ 등수를 내기 위한 시험이거든. 모든 시험이 그런건 아닌데 어쨌든 기말시험은 등수를 내기 위한 목적이 제일 크잖아. 니네 내신 절반이라며, 고입에.
J양: 백점 받은 사람 많아도 백점은 다 1등 아니에요?
르미: 그렇지. 그리고 백점이 100명이면 99점받은 사람들은 모두 101등인거야.
J양: ?
르미: 그래서 애매해지는거지. 100점은 1등, 그 다음 등수는 101등. 그렇게 되면 선발하는게 까다로워지잖니.
J양: 왜요?
르미: 100점이 100명이고 99점이 100명이라고 하자. 150명을 선발해야 할 때 99점인 사람 중 절반은 붙고 절반은 떨어지게 되지. 그 때에 그 시험은 별로 좋은 시험이 아닌거잖아.
J양: 아.
르미: 그래서 애들의 점수를 흩뿌려놓기 위해 고민해야하지. 모두가 맞출 수 있어보이는 문제와 아무도 맞출 수 없는 문제가 있는데도 점수는 제각각이니 말이다.
J양: 안좋다.
르미: 나도 상대평가의 한계에 대해서 심히 공감해. 견디렴. 그리고 쓸데없는거라고 생각하고 무시하고 잊어버리는건 가능하면 하지 마. 그러기에는 우리 생각보다 중요한게 세상에 많더라구.
J양: 무슨 얘기에요?
르미: 똑같이 A라는 것을 몰랐던 사람 둘이 있을 때 어떤 사람은 A따위 즐~ 하곤 잊어버리고 어떤 사람은 A라는 것도 있었군. 흠. 하고 넘어갔을 때 다음에 A같은 상황을 보거나 겪게 될 때에 두 사람의 반응이랄까 수용 능력은 달라져있을거야.
J양: 쓸데없는거라니까요.
르미: 그건 살아봐야 아는거라니까(말하고 나니 심히 Sensing타입이군, 르미;;) 어차피 잊혀질 것은 잊혀지겠지만 보자마자 틱.하고 튕겨버리는 것보다는 껴안으려고 하는 마인드가 더 좋은 것 같아. 내가 볼 때는.
J양: 흠. 알겠어요.
그리고나선 문법책에 나와있던, "어떠한 일이 생겨도 아이를 때리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문장때문에, 초등학교 1학년 때 엄마에게 맞았던 경험을 이야기 해주었죠. 사실 그 이야기는 하려던 것은 아닌데, J양이 '난 맞았는데."라고 하는 바람에 "괜찮아 괜찮아 다들 조금씩 맞고 살아;;;;"라는 말을 하다보니... OTL 그래도 "그러게. 안좋은 건데."라고 하면... 애가 어떤 기분이 들까 하는 생각이 들어버려서. 난 그 아이의 집에 대해 잘 모르지만, 잘 모르니까 더 예민한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생각해보면 과외선생이란 한 가정의 얼마나 은밀한 곳까지 쳐들어오는 존재인건지. 일주일에 두 번이나 그 애 방에 가서 앉아있으니 말이에요. 정말 많이 하는 생각이지만 오늘은 더 절실했어요. (그리고 우리집을 둘러보니 내 자식은 절대 집에서 과외 못받겠군요. 음하하하하하)
아무래도 J양의 연락처를 받아다가 나중에 나중에 녀석이 어른이 되면 "그래도 폭력은 안되는거야! 알지?"라고 긴 이메일을 적어보내야겠어요. 하아.
J양: 기말고사, 이상한거 틀렸어요. 틀린거 찾으라고 했는데 저먼? 저머니? 그거.
르미: 국적이 나왔었어? 교과서에?
J양: 네.
르미: (흐음. 역시 과외하면서 교과서를 가르쳐야 했던 걸까. 일단 내 과목은 고교문법인데;;)
J양: 근데 그거 중요한거 아닌데.
르미: ^^ 잘 했어. 시험보느라 고생 많았다.
J양: 선생님이 쓸데없는 문제나 내고.
르미: 독일 사람들한테는 중요한 문제잖아. 그리고 사실 그건 기본적으로 알아야지. (뭐 그래도 서바이벌 잉글리쉬 할 때에 그 차이로 애먹을 일은 없겠다만. 저먼 저머니. 에휴.) 그래서 잘 기억해뒀어?
J양: 필요없는건데. 기억 안해도 되는데.
르미: 다음에 또 틀리려구?
J양: 그런거 안나오는데.
르미: 또 나올지 어떻게 알아?
J양: 선생님도 바뀔거고...
르미: 선생님이 바뀌어도 그런 문제 내는 선생님들은 또 만날 수 있어. 너, 앞으로 4년이나 남았잖아.
J양: 그런거 왜 내는거야.
르미: 왜냐하면~ 등수를 내기 위한 시험이거든. 모든 시험이 그런건 아닌데 어쨌든 기말시험은 등수를 내기 위한 목적이 제일 크잖아. 니네 내신 절반이라며, 고입에.
J양: 백점 받은 사람 많아도 백점은 다 1등 아니에요?
르미: 그렇지. 그리고 백점이 100명이면 99점받은 사람들은 모두 101등인거야.
J양: ?
르미: 그래서 애매해지는거지. 100점은 1등, 그 다음 등수는 101등. 그렇게 되면 선발하는게 까다로워지잖니.
J양: 왜요?
르미: 100점이 100명이고 99점이 100명이라고 하자. 150명을 선발해야 할 때 99점인 사람 중 절반은 붙고 절반은 떨어지게 되지. 그 때에 그 시험은 별로 좋은 시험이 아닌거잖아.
J양: 아.
르미: 그래서 애들의 점수를 흩뿌려놓기 위해 고민해야하지. 모두가 맞출 수 있어보이는 문제와 아무도 맞출 수 없는 문제가 있는데도 점수는 제각각이니 말이다.
J양: 안좋다.
르미: 나도 상대평가의 한계에 대해서 심히 공감해. 견디렴. 그리고 쓸데없는거라고 생각하고 무시하고 잊어버리는건 가능하면 하지 마. 그러기에는 우리 생각보다 중요한게 세상에 많더라구.
J양: 무슨 얘기에요?
르미: 똑같이 A라는 것을 몰랐던 사람 둘이 있을 때 어떤 사람은 A따위 즐~ 하곤 잊어버리고 어떤 사람은 A라는 것도 있었군. 흠. 하고 넘어갔을 때 다음에 A같은 상황을 보거나 겪게 될 때에 두 사람의 반응이랄까 수용 능력은 달라져있을거야.
J양: 쓸데없는거라니까요.
르미: 그건 살아봐야 아는거라니까(말하고 나니 심히 Sensing타입이군, 르미;;) 어차피 잊혀질 것은 잊혀지겠지만 보자마자 틱.하고 튕겨버리는 것보다는 껴안으려고 하는 마인드가 더 좋은 것 같아. 내가 볼 때는.
J양: 흠. 알겠어요.
그리고나선 문법책에 나와있던, "어떠한 일이 생겨도 아이를 때리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문장때문에, 초등학교 1학년 때 엄마에게 맞았던 경험을 이야기 해주었죠. 사실 그 이야기는 하려던 것은 아닌데, J양이 '난 맞았는데."라고 하는 바람에 "괜찮아 괜찮아 다들 조금씩 맞고 살아;;;;"라는 말을 하다보니... OTL 그래도 "그러게. 안좋은 건데."라고 하면... 애가 어떤 기분이 들까 하는 생각이 들어버려서. 난 그 아이의 집에 대해 잘 모르지만, 잘 모르니까 더 예민한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생각해보면 과외선생이란 한 가정의 얼마나 은밀한 곳까지 쳐들어오는 존재인건지. 일주일에 두 번이나 그 애 방에 가서 앉아있으니 말이에요. 정말 많이 하는 생각이지만 오늘은 더 절실했어요. (그리고 우리집을 둘러보니 내 자식은 절대 집에서 과외 못받겠군요. 음하하하하하)
아무래도 J양의 연락처를 받아다가 나중에 나중에 녀석이 어른이 되면 "그래도 폭력은 안되는거야! 알지?"라고 긴 이메일을 적어보내야겠어요. 하아.

덧글
응아보이 2006/12/19 01:39 # 답글
우아~~ ^-^점점 더 그레이트한 선생님이 되어가고 있으세요~
그리고, 학생은 선생의 성격도 닮아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덧말제이 2006/12/19 07:42 # 답글
^^b이거 가까이 사시면 저희 아이 과외라도 부탁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근데 아직 어려요. ^^
노타드 2006/12/19 09:16 # 답글
갈수록 그레이트한 선생님이 되어가시는 거 같아요. ^^좋은 제자들 많이 키워내시겠는걸요
달바람 2006/12/19 12:33 # 답글
마지막까지 견디는 사람이 결국 이기는 건데 그게 어렵죠. 저는 저때 그걸 견디기가 정말 힘들었어요. 누군가 옆에서 이런 이야기 해주었으면 조금 나았을지도 모르지만, 그건 이미 지난 이야기고^^;그러고보니 저 학생하고 공부하는 거 얼마 남지 않은 거 아니었던가.
야미 2006/12/20 02:52 # 답글
한번씩 아이들과 이야기할 때 생각지도 못한 집안 깊숙한 이야기가 나와 당황할 때가 있어요내 그릇이 작아 포용하지 못하는 이야기일지라도 아이들의 부모님이고 그 아이의 가정이니까 어느 정도 공감하면서 들어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만 둘 때가 다가오니 어리석게도 이 아이들이 나를 기억할까..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되네요^^;;
나의르미 2006/12/20 13:54 # 답글
응아보이님// 저 닮으면 안되는데. ㅠㅠ덧말제이님// 와하하하하핫. 감사합니다.
노타드님// 이궁. 그렇지는 않아요. 이 날은 너무 딴 길로 많이 새어 버렸어요.
달바람님// 음. 견디는건 죽을 때까지 계속 도전할 수 있는 일인걸요. 그리고 그 학생은 다른 학생이에요. 이니셜이 달라요.
야미님// 기억할거에요! 야미님의 멋진 노력, 저도 배울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