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층에 있는 강당 로비에서 차를 마시다가 40대 선생님과 인사를 나누었다. 2층은 완전히 분리되어 있지 않고 복층처럼 만들어져 있었는데 계단 옆에 아주 커다란 목판이 양 층에 걸쳐 걸려 있었고 그 위에 알 수 없는 한자가 적혀 있었다. 아는 글자가 몇 개 없다.
"한문, 잘 모르겠네요."
그 선생님도 글자를 읽어보고 계셨던 모양이다. "저도 다 읽지는 못하겠습니다."라고 하시고는,
"서예 하십니까?"
라고 물으셨다. 8,9세 때에는 열심히 먹을 갈긴 했는데... '아니요.'라고 말씀드리고 다시 보니 그제서야 커다란 글씨가 보였다. 글자가 아닌, 글씨.
"이건 정말 굉장한 겁니다. 이걸 쓴 사람은, 아마도 2,30년은 서예를 하지 않았을까요? 매일매일 연습했겠죠."
글자를 아네 모르네, 왜 이렇게 휘갈겨 쓴거야 라고 생각했던 마음이 부끄러웠다. 그 말이 맞다. 이 글씨를 쓴 사람은 목표가 무엇이었든간에 꾸준히 서예를 했을 것이다. 지금 내가 보고 있는 벽에 걸린 이 글을 쓰는 데에는 며칠이 걸렸겠지만, 사실 이 글자 안에는 세월이 담겨 있는 것이다.
진가를 알아보는 눈, 그것이 가지고 싶다. 타인의 결과물을 보고 더 많은 가능성과 더 많은 정성을 찾아내는 눈, 그것이 가지고 싶다. 짤막한 대화였지만, 잊지 않고 싶다.
"한문, 잘 모르겠네요."
그 선생님도 글자를 읽어보고 계셨던 모양이다. "저도 다 읽지는 못하겠습니다."라고 하시고는,
"서예 하십니까?"
라고 물으셨다. 8,9세 때에는 열심히 먹을 갈긴 했는데... '아니요.'라고 말씀드리고 다시 보니 그제서야 커다란 글씨가 보였다. 글자가 아닌, 글씨.
"이건 정말 굉장한 겁니다. 이걸 쓴 사람은, 아마도 2,30년은 서예를 하지 않았을까요? 매일매일 연습했겠죠."
글자를 아네 모르네, 왜 이렇게 휘갈겨 쓴거야 라고 생각했던 마음이 부끄러웠다. 그 말이 맞다. 이 글씨를 쓴 사람은 목표가 무엇이었든간에 꾸준히 서예를 했을 것이다. 지금 내가 보고 있는 벽에 걸린 이 글을 쓰는 데에는 며칠이 걸렸겠지만, 사실 이 글자 안에는 세월이 담겨 있는 것이다.
진가를 알아보는 눈, 그것이 가지고 싶다. 타인의 결과물을 보고 더 많은 가능성과 더 많은 정성을 찾아내는 눈, 그것이 가지고 싶다. 짤막한 대화였지만, 잊지 않고 싶다.

덧글
lovepool 2007/02/10 01:06 # 답글
아..저 서예 때문에 어린마음에 상처받았던 적이 있는데...-_-;; 갑자기 떠올랐습니다; 다음에 한번 포스팅 해볼까..라는 생각이 들기도;;;근데 진가도 진가지만;; 정말 미술작품이나 글씨를 볼때마다 드는건 예술은 사기다...뭐 그런말이 떠오르죠. 그냥 막 튀긴 그림이 예술성이 어쩌고 저쩌고;;; 동물이 그냥 무작위로 물감장난 친것이 엄청난 가격에 팔리질 않나...사람들이 다 외면해서 정말 권위적인 몇명이 대단한 작품이라고 해버리면 그렇게 믿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기도 해요;
greenmovie 2007/02/10 01:06 # 답글
나는 이 글을 잊고 싶지 않다.이 글을 쓴 르미님의 마음을 잊고 싶지 않다.
응아보이 2007/02/10 03:14 # 답글
훌륭한 관점입니다.사물을 볼때.. 사물에 걸쳐진 시간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커다란 깨달음..
그것을 간접적으로라도 느끼는 나도.. 행운아...ㅠ_ㅜㅂ
송삼하 2007/02/10 13:23 # 답글
좋은 글 읽고 갑니다 ^.^
나의르미 2007/02/11 20:46 # 답글
lovepool님// 응? 좋아하는 옷에 먹물이라도 쏟으신거에요? ;ㅁ;예술은... 어려운게 아니라 봐서 좋으면 된다고 편안하게 말씀하시던 어느 분이 생각나요. :)
greenmovie님// 앗. 언니 칭찬 고마워요~! 별딱지를 누르면 체크포스트로...(퍽!)
응아보이님// 저도 그 선생님께 큰거 배웠습니다. 연수 하면서, 하루에 하나씩 배우기로 결심하니 보이네요. 기뻐요. ^^
송삼하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