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종례 학교에서

종례시간이 되어도 아무도 불러주지 않아서(삐뚤어질테다;;) 교실로 올라갔더니
교실에 3,4명만 남고 텅 비어 있었다.
학교 앞 도로에서 커브길에 트럭이 넘어져서 애들이 모두 그걸 구경하러 갔단다.
교무실로 내려오니 카풀팀이 출발한다고 하셔서 먼저 보내고 자리에 앉았다.
아, 버스타고 가게 되면 기다리는 시간이니 뭐니 30분은 더 늦을텐데. 그래도 종례는 해야지.
고등학교 때라면 튀었겠지만, 어라, 나 담임이잖아. 가면 안되는거잖아.
녀석들... 나도 데리고 가지않구선. ㅡ.ㅡa

반장에게 전화했다.
"종례할 생각 없니? 집에 안갈래? 애들 모아봐라."
그리고는 5분 뒤에 갔더니 거짓말처럼 교실이 차 있었다. 짐짓 화난 척, 어디 갔었냐고 하니까
"저희가 17세의 혈기왕성한 호기심을 이기지 못해 도로에 나갔다 왔습니다."라고 한다. OTL
이 언변으로 보아 분명 이 녀석들 미친듯이 공부하면 영어든 수학이든 뭐든 다 무찌를 것 같은데...
아님 최소한 멋진 반성문이라도(?!).
미스테리다.

플래쉬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랜덤으로 청소 구역을 바꾸었다.
바꾸고 나니 요주의 인물들(= 우리반 간부진들... 나 도대체 선거를 어떻게 관리한거야)이 죄다 야외청소다.
아, 이번달에는 나도 야외청소 담당이나 마찬가지로구나. 라고 속으로 울었다.

퇴근하는 길에 길을 건너려는데 맞은편에 사고 정리 때문에 신호등이 꺼져 있어서 한참 서 있다가
그냥 건너야 한다는 걸 한참 뒤에야 깨닫고는 뻘쭘하게 건넜다.
이게 재미있는 이벤트라니.
체육시간, 아님 벌받을 때나 뛰어갈 거리를
좋아라고 열심히 달려 구경다녀온 아이들이 귀엽다.

덧글

  • 행인1 2007/04/24 23:11 # 답글

    얄밉지만 귀엽네요.^^
  • 시마 2007/04/25 01:25 # 답글

    ㅎㅎㅎ~ 그래도 넘 귀엽네요. 17세의 혈기왕성한 호기심을 이기지 못해... 푸흡!!! >.<
  • 玄雨 2007/04/25 09:35 # 답글

    재밌네요^^;;;
  • 노타드 2007/04/25 15:32 # 답글

    혈기왕성한 학생들과 같이 있으니 재미있는 일이 많아보이는걸요. ^^
  • greenmovie 2007/04/25 15:56 # 답글

    아무래도 아이들의 마음을 뺏는 건 단순무식한 빅 이벤트인가 봅니다..........
  • 야미 2007/04/25 21:53 # 답글

    싸움..사고..이런거 생기면 어찌나 달리기도 잘하고 관찰도 꼼꼼히 하고 육하원칙에 맞춰 경위 설명도 잘하는지...그쵸?^^;;
  • 달바람 2007/04/25 23:45 # 답글

    청소를 하셔야 하는 건가요(...).
  • 응아보이 2007/04/28 02:25 # 답글

    선거 관리도 관리지만, 랜덤으로 뽑히는 청소구역 관리도..;;;;
  • 나의르미 2007/05/05 01:54 # 답글

    행인1님// 분명 얄밉긴해요. 나만 놔두고 가다니.

    시마님// 정말 언변이... ;ㅁ;

    玄雨님// 재미있긴 한데, 가끔은 조금 일찍 퇴근하고 싶어진단말이죠. OTL

    노타드님// 정말 쾌활한 애들이긴 해요. 제가 지치고 힘들면 감당하기 힘든...

    greenmovie님// 진리로군요.

    야미님// 그러게요. >.<

    달바람님// ㅠㅠ

    응아보이님// 그거, 애들이 좋아하던걸요. 제비 뽑으면 살짝 바꾸곤해서... 선거관리는, 점점 나아지겠죠 뭐. 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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