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있다 학교에서

5교시 후, 우리반 실세(체육부장)와 반장(우리반 26명 중 26등... 이지만 그런건 아무래도 상관없는게 울 학교!)이 머리 자르러 가겠다고 외출증을 만들어 달랍니다.

아, 내가 미쳤지. 내가 왜 처음부터 근사한, 사진도 들어간, 반드시 나의 빨간 도장을 찍는 이쁜 외출증을 만들어서 줬을까. 이젠 종이 쪼가리에 휘갈겨 적어주면 절대 안되는거야. ㅠㅠ 라고 생각하면서 문서창을 열었습니다.

6교시 후, 무단결석의 왕자가 와서 머리를 자르겠답디다. 헉. 왜, 왜 머리를 자르려는거야. 예쁘게 염색도 했잖니. ㅡ.ㅡa

"지난번에 차비 없다 그랬는데 돈도 안 꿔주시고. 그래서 다른 선생님한테 꿀 거에요."
"나 카풀해서 가지고 다니는 돈 없는데;; 친목회비도 못내서 구석에 앉아 컴퓨터 뒤에 숨어있는거 보이지?"

이유를 알아봤더니, 수학시간에 머리 검사했데요. 허허허. 내 머릿 속에는,

1. 평소에, 귀 가리지 말고 셔츠 칼라 넘기지 말라는 심플한 두발규정이 그리도 어렵드냐.
2. 도대체 왜 내가 잔소리하면 "안들린다"모드인 녀석들이, 선배들이 응원연습한다고 잡으면 100% 기숙사에 들어가고 수학샘이 한마디 하시면 당일 머리를 자르러 가는거냐(고맙다, 얘들아).

종례하면서 "머리 예쁘게 자르고 오세요."라고 했더니, 많은 애들이 "우린 기숙사라서 이발 오늘 못해요!"라고 외친다.

"...서로 잘라줘. (특히)미술부 화이삼!"

이라고 하고 도주.


덧글

  • Mc뭉 2007/05/29 10:03 # 답글

    훔...역시 선생님은 학생의 밥이었군요...;;;
  • 덧말제이 2007/05/29 22:13 # 답글

    ^^
  • 야미 2007/05/30 00:31 # 답글

    선생님의 도주에도 이유는 있는거지요~ㅋㅋ^^
  • 응아보이 2007/05/30 00:58 # 답글

    아하하..!!
    오랜만에 찾아와서 읽은 포스팅이 딱!! 나의르미님 다운 포스팅!! (이거였어~~ 우~ ㅠ_ㅜ)

    미술부 화이삼! -> 훈늉하십니다. 영길선생님같다는..;;;
  • 나의르미 2007/05/31 23:11 # 답글

    Mc뭉님// 그건 아니에요. 하지만 제가 밥이 되어서 애들이 좀 더 학교생활을 즐거워하면 그것도 좋지요. 어차피 녀석들이나 나나 "살아가자!"가 목표인것을.

    덧말제이님// ^^;;

    응아보이님// 저다운거에요? ;ㅁ;
  • 나의르미 2007/05/31 23:12 # 답글

    야미님// 이유는 하나. 카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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