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까칠 학교에서

오늘은 네 학교의 선생님 한 분씩이 모여서 저녁을 먹었다. 작년에 꼴랑 3개월 근무하고 그만둔 중학교였는데 잊지않고 불러주시니 감사한 마음 가득. 전근가신 분들이라 모두들 할 말이 많다. "오, 좀 컸는데?" "학교 폭력의 주범이래매?" 라는 심상치 않은 인사와 함께 식사 시작.

그러면서 학교의 까칠한 선생님들 이야기가 나왔는데, 가만히 듣고 있자니 울 학교에는 까칠한 분이 별로 없고 제일 까칠한 사람이 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 사실 까칠함은 입에서 나오는 것. 말빨이라는 것이 격려하는 말, 위로해주는 말, 애정을 정하는 말, 고마워하는 말로 나오면 좋을텐데 상처주고 순간을 이기고 원하는 것을 얻는 말빨만 드세져가는 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게. 항상 학생들과의 대화에는 무지하게 신경쓰고 어떻게든 그 입장에 서려고 노력하는데 선생님들 사이에서 나는 참으로 이기적이었더라...는 것이 오늘 깨달은 점이다. 그래서일까, "보자마자 외동딸인 줄 알았어요."라는, 온 지 3일 된 선생님의 말에 조금은 속상하다. 분명 일생의 절반은 누나로 살았건만, 나 맏이처럼은 더이상 보이지 않는건가?

무식이 용감하다고, 뭘 몰라서 우긴 적도 많고, 나 자신이 무식한 걸 안답시고 모르는데 왜 시키냐고 한 적도 있고, 눈꼽만큼 내가 더 아는 것에 의기양양하기도 하던 참으로 종잇장같은 마음으로 지금까지 살아왔던 것이다아. OTL.

그래서 내일부터는 조금 샤방~하는 르미가 되어야지! 라고 결심했는데... 내일은 다른 학교로 출근한다. 아, 내 인생에 수능이 한 번일 줄 알았건만 그게 아니었어. 앞으로 두자리수만큼의 수능이 남아있는거였어. 흑흑.

덧글

  • passion 2007/11/16 00:24 # 답글

    수능 참 많이 남았군요 생각해보니. 어쩌면 수능은 한자리수만큼 보고 다른 이름으로 바뀔지도 모르고... 건투를 빌어요~~~!!!
  • 나의르미 2007/11/23 19:52 # 답글

    passion님//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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