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이야기

1. 32세, 여
여: 만났는데 아무 말도 안하는거에요. 그냥 말이 없었어요. 조용히 밥만 먹고, 나가자고 해서 집에 와버렸어요. 나중에 문자 왔는데 '제가 나이가 많다보니 32세도 영계처럼 보인다'는 말이 있었어요.
르미: 정말로 영계라고 했어요?
여: 그러니까요.
르미: 도저히 이해할 수 없군요. 그렇게 쓰잘데기 없는 말을 하시다니...

2. 31세, 남
남: 만나고 나서 며칠 있다가 전화 통화도 하고 좀 친해졌는데 말을 올리기가 좀 그래서 말 놔도 되냐고 하니까 그러라고 하길래 말을 놨죠.
르미: 바로?
남: 네. 그러고 몇 번 통화하다가 잘 안맞는 것 같다고 하길래 알았다고 했는데, 끊기 전에 한가지 조언을 하겠다더군요.
르미: 오홍.
남: 그러면서 다른 사람을 만나게 되면 말을 너무 쉽게 놓지 말라고 하는거에요.
르미: 아하.
남: 연락 끊자면서 조언하는건 또 뭐람.

주변에 선보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참 재미있습니다. 세상이 좁아서, 지방인 이 곳에서는 지나가는 사람이 예전에 선 봤던 사람이기도 하다더군요. 가끔은 그냥 정보수집의 차원으로 저에게 연애에 대한 아무거나 이야기해보라는 경우가 있어요. 그럼 전 이렇게 말씀을 드리지요.

to 여.
1.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지 마세요. 특히나 자신이 말로 전하지 않은 내용을 알아줄거라 기대하지 마세요. 마찬가지로 남자분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가 아니라면 직감이나 육감이나 소문은 참고사항 카테고리에 넣으시고 실제로 그 지식/느낌을 관계에 적용할지의 여부는 대화하면서 파악하세요. 반드시 "대놓고" 이야기 하셔야합니다.

2. 자신이 원하는 배우자상을 구체적으로 그려보세요. 그리고 절반만 해당되어도 상대에게 기회를 주세요. 연애하면서 끊임없이 자신을 업그레이드하세요. 또다른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 만나는 사람을 위해. 

3.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저는 선을 본 적이 없어서 뭐라 말씀드리기가 힘드네요. 황금같은 휴일의 식사를 그렇게 보내셔야하다니. 훌쩍훌쩍. 그냥 저랑 놀아욤.

to 남.
1. "여자"라는 말을 쓰지 마세요. 여자를 만나서 여자라는 말을 쓰시면 맞은편에 있는 여자는 여자 중에 한 명이 되어버리잖아요. 그건 좀 이상해요.

2. 나이에 대해 너무 오래 이야기하지 마세요. 나이가 적어서 좋든, 많아서 좋은, 적어서 부담스럽든, 많아서 부담스럽든. 사실, 자신이 바꿀 수 없는 것에 대해 떠드는 사람이야말로 같이 있기 정말 싫은 사람이거든요.

3. 여자분을 처음 만났을 때 당신의 목표는 그 분을 "머무르게" 하는 것이지 "가까이 오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세요. 일단 머무르면, 더 빨리 다가옵니다. 결혼하고 싶으시다구요? 그럼 그 분과 연애할 시간은 평생이 되는 거잖아요. 뭘 그리 서두르시나요.

4. 어떤 분들은 거절하는 것 자체에 부담을 느껴서 거절을 잘 못하시기도 한답니다. 말을 놓겠다는 말에 싫다고 하면 부정적으로 볼까봐 그냥 그러세요 라고 하는 사람도 있어요. 말을 놓아서 더 친해지는건... 어렸을 때의 이야기 아닌가요? 때로는 안그런 경우도 분명히 있다고 전 생각해요.

5. 결혼하기 위해 선을 본 것이 맞는 이야기라 하더라도 그 사실은 가장 밑바닥에 숨겨 드러내지 마세요. 나온 분도 그걸 알고 있으니 그저 그 분에게 관심을 보이세요. 목표는 결혼이 아니라 '나의 그녀'를 찾거나, '나의 그녀'로 만드는거잖아요? 그리고 잘 해주세요. 결혼하면... 어쨌든 음식은 여자가 더 많이 만들지 않겠어요? 앞으로 내내 먹을 밥을 생각해보시라구요. 결혼은 남녀에게 인생에서의 다른 과업들을 턱 턱 얹혀주는 사건인데 분명 거기에 여자가 부담하는 짐이 작지는 않다구요.

6.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저는 선을 본 적이 없어서 뭐라 말씀드리기가 힘드네요. 휴일에는 그냥 남자 친구들이랑 맥주 드셈.

글에서 보셨겠지만, 저는 여기 나온 남 타입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

1월 연수에서 분임활동하며 만난 두 분의 이야기였습니다. 대화는, 여기 나온 셋이 같이 했었죠. 다 쓰고 "객관적"으로 읽어보니, 왜 우리 분임이 다시 안뭉치는지 알겠어요.

...내가 말이 너무 많아. ㅡ.ㅡ;


덧글

  • greenmovie 2008/02/13 21:24 # 답글

    이걸 길게 써서 책으로 내는거얌... 도 아니면 모일껀데.^^
  • 나의르미 2008/02/19 21:09 # 답글

    greenmovie님// 이런 책들은 많잖아요. 언니가 들은 것만 쓰셔도 시리즈... 아닐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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