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요즘이야기

고등학교 3년은 게임과 유흥에 올인했고, 대학 4년은 수업에 올인했고, 졸업하고 3년동안 밥벌이 하고, 작년 한해는 여러가지 사고를 치며 학교 다니니 지나갔는데, 문득, "올인한 것이 없잖아!"라는 생각이 든다.

밥벌이하면서 올인하는 뭔가가 사라졌다. 만나는 학생들 한 명 한 명과 열심히 지내긴 했는데 - 가끔 생각나서 '영어' 카테고리를 보면 기특한 대화도 있고 - 이젠 과외도 하지 않으니, 내 열정은 과연 어디로 간걸까? 잔병치레하면서 병원 다니느라, 서툰 업무 하느라, 때되면 닥치는 수업하느라 흐지부지 어디론가 흘러가버렸나보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이 기분이 수개월 째 계속이라는거. 

오늘은 외출 하면서 머리도 풀고 귀걸이도 하고 부츠도 신어서(물론! 쌩얼이지만) 쪼금 기분이 좋았는데, 생각해보니 올해는 화장하고 다니기에 올인해도 될 것 같다. 그리고 얼마 후에는 남친에게 이것 저것 사달라고 하고 명품 브랜드와 백화점 구조도 훤히 읽는 새로운 내가 되는 것이다(퍽!).

...왠지 저건 끌리지 않는데;; 굳이 되고 싶지 않아도 자연스레 될 것 같아 보여서. ;ㅁ; 어쩔 수 없이 나는 "아앗!"하는 놀라움이 가득한 뭔가를 원하는 본성이 있나보다. 쌍동이자리라서 그런가(뭐냐).

열정은 천재성과 같아서 기적을 만들 수 있다는 글을 보다가 문득, 내 열정은 어디로 갔는지 궁금해졌고, 생각하다보니 사랑에 쏟아내고 싶은데 아직 서툴고(게다가 내 열정이 때론 그의 스트레스가 된다는걸 생각해보면;;), 전공에 쏟아내고 싶은데 학교 생각하면 한숨이 나오고(역시나 내 열정이 때론 그들의 스트레스가 된다는걸 생각해보면;;) , 돈을 모으는데 쓰려니 적자 때문에 머리가 터질 것 같고(이것도 내 열정이 때론 나의 스트레스가 된다는걸 생각해보면;;), 열정은 커녕 손발부터 따뜻하게 체질개선해야겠다는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하는 것이다.

역시... 영어공부를 다시 열심히 해야할 때가 살짝 지난 듯 싶다. 책 펴자. 내 영원한 고향(혹은 도피처)인 전공에게로 돌아가는게 가장 좋은 해결책인듯.

이건 뭐, 수험생 자녀를 둔 (나쁜) 엄마 같은 결론이잖아. 안화;

덧글

  • 바나 2008/02/21 02:49 # 답글

    열정은 천재성과 같아서 기적을 만들 수 있다 <- 오오 ;ㅅ; 새기겠습니다!
    ...만 그런 애, 얼굴도 기억이 안 나요;; 한때는 친하게 지냈던 것 같은데 말입니다.
  • greenmovie 2008/02/21 11:23 # 답글

    르미의 열정은 항상 불타오르고 있다는 생각. 잠시 불이 소강상태를 이룰 수는 있어도 꺼질수는 없잖아요. 물론 공부에도 올인하는 르미이겠지만 어제 본 모습을 생각해 볼 때, 화장해 올인하는 한 해가 뭐 어때서!!!!
  • 나의르미 2008/02/25 23:23 # 답글

    바나님// 그러게요. 어쩌다 우리가 그 애와 멀어진걸까요.

    greenmovie님// 그날 화장 안해서 저 이상했어요?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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