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학교에서

버스에서 내려 걸어가고 있으니 뒤에 두 명의 학생이 쫓아온다. 돌아봤더니 우리반 애들이다. 아님, 우리반이었던 애들인가? 애매한 2월...

보충수업 왔다고 한다. 자영과이니, 종목은 굴삭기 운전. 우리반에서는 다섯 명이 하고 있고, 에이스는 누구이고, 자기는 제일 못한다고 K군이 말했다. 옆에 있던 S를 보니 신장이 좋지 않아 진단서를 가지고 왔던 것이 생각났다. "요즘 괜찮아?"라고 물으니 네. 하고 웃는다. 이 두 녀석은... 그러고보니 지지난주에 시청 앞에서도 만났다. 주머니에 담배를 넣고 있길래 발로 차는 시늉을 해 주었던게 기억난다.

손에 들고 있던 빵봉지를 열어서 빵 하나씩 쥐어줬더니 순식간에 먹어치우는 애들. "야, 올해 니네랑 같이 올라갈까?"라고 했더니 별 반응이 없다. "싫어요!"라고 하지 않으면 성공이긴 한데... 흥. 조금은 아쉬웠다.

"열심히 해~ 바이바이~" 하고 들어왔더니, 교무부장님이 살짝 부르셨다. 1학년을 할지 2학년을 할지 물어보시는데, 사실 선택권은 없고 내 과목 시수에 따라 조정을 해야하는 것. 모범답안 - 세 명의 선생님이 어떻게 수업을 들어가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지 - 을 드렸더니 1학년 자동차 2반을 가르키셨다. 아직 '안'이지만, 아마도 그렇게 되겠지.

자리에 앉으니 기운이 좀 난다. 올해 1학년 자동차 2반을 맡겠구나. 네 개의 과를 두고 볼 때에 거칠기로는 제일인 자동차과이지만, 선생님들을 주욱 세워놓고 봤을 때 거칠기로는 제일인 내가 아니냐. 붙어보자. 서로 이유없이 좋아해보자. 나한테 한번 빠져보렴~ 이라고 주문을 외우고, 새로운 반에 필요한 몇가지 서류를 만들고 나니 하루가 잘 갔다.

안녕, 뒤에는 안녕,이 있었다. :)

덧글

  • 불량먹보 2008/02/23 00:26 # 답글

    푸근한 웃음이 나네요 :)
  • 야미 2008/02/23 01:20 # 답글

    새학기에도 화이팅!!^-^
  • greenmovie 2008/02/23 12:13 # 답글

    르미에게 빠져들(?)수밖에 없는 녀석들 생각에 잠깐 웃음.^^ 그 때 했던 것처럼 카리스마 짱으로 한 번 첫 시간을 보내고 100전 100승 하는 거예염~! 파이팅!!!!!!!!!
  • 응아보이 2008/02/24 01:37 # 답글

    모든 새로움의 시작은, 다른 것의 끝에서 생기죠~

    - 이승환 [끝]

    그나저나 녀석들.. 싫어요. 정도 해줄것이지..;;
  • 파김치 2008/02/25 09:29 # 답글

    새학기군요...:)
  • 나의르미 2008/02/25 23:22 # 답글

    불량먹보님// 끝없는 굴레에 빠진 느낌은... 불순한 르미샘.

    야미님// 화이팅!

    greenmovie님// 카리스마... 어디 있답디까? 못찾겠는뎅...ㅠㅠ

    응아보이님// ^^; 싫으세요? ;;

    파김치님// 새학기에요. ^^ 홧팅!
  • 달바람 2008/03/02 20:35 # 답글

    "발로 차는 시늉"이 어떤 건지 이젠 좀 알거 같은 달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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