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촌동생들 오늘의 대화

간만에 방학이라, 고등학교 2학년 올라가는 남동생과 초등학교 6학년 들어가는 여동생을 불러다 밥먹었습니다. 둘다 애들이 너~무 순해서 나랑 같이 있음 내가 꼭 어둠의 세계로 꼬드기려는 아줌마처럼 보이는게 문제. 여자애는 어른(고등학생도 언어는 어른 수준이니)만 상대하는 나의 빠른 말투에 적응을 못해서 계속 천천히 다시 말해줘야했어요. 맞아, 어린이에게는 천천히 얘기해줘야 하는 거였어. 라고 나도 반성. ㅡ.ㅡ;

르미: 네가 막내 아니야? 이제 또 없지?
여동생: 경록이랑 경준이 있어요.
르미: 응? 잊어버리고 있었네. (..) 아 몰라몰라. 그냥 네가 막내 해.
여동생: 그래도 나한테는 동생이 그 둘 밖에 없는데...
르미: 그,그렇구나. 너한테는 중요한 애들이구나. (나는 동생들이 발에 채여서;;)

엄마가 5남매이고, 외사촌은 나까지 9명. 내가 1번이에요. 그러니... 7번까지밖에 기억 못해도 봐주셈. 스무살 이후에 태어난 동생들은 도저히 머릿속에 잘 안들어오는걸 어쩌라고.

남동생: 외국어영역 47,48번 맨날 틀려요.
르미: 접속사는 알지?
남동생: 어떻게 푸는지는 아는데... 접속사만 봐서는 헷갈리던데.
르미: 대명사 봐야지. (A)에 나온 it이 (C)에 나온 명사고, 뭐 이렇게 근거가 있을거야. 접속사 다음에는 대명사를 체크해야해.
남동생: 아~
여동생: ;ㅁ;
르미: 넌 시간 많으니까 나중에 하자. ^^

S중학교를 나온 남동생은, 제가 지금 다니는 학교는 이름도 들어본 적 없다고 하는군요. ㅡ.ㅡ; 학군이 그나마 괜찮은 S중학교에서는 울 학교에 오는 애가 없지용. 흥.

르미: 남자친구 없어?
여동생: 없어요.
르미: 생기면 소개시켜줘~
남동생: 초딩 주제에 연애는 무슨...
르미: 얘가 지금 초딩 하고 싶어서 하는 것도 아니잖아. 초딩을 놀리는 말로 쓰려면 초딩이 아닌 사람한테 써야 제대로 쓰는거지. 학교 잘다니는 얘가 무슨 죄야.
남동생: 초딩 졸업해봐야 중딩이지머...
르미: (그래, 너 고딩이라 좋겠다. 짱먹어라.)

용돈이라도 쥐어줄까 했는데 현금이 없어서, 그냥 보냈습니다. 중간에 합류한 N군이, 돌아오는 길에 "너 고등학교 때보다 훨씬 착해!"라고 하더군요. 흠찟. 나 사실, 그래서 동생들에 대해 별로 걱정을 안해요. 9명 늘어놓고 보면, 제가 제일 불량하거든요. 이건 엄마 형제들도 모두 인정하는 이야기. ㅡ.ㅡ;

가족이니 가문이니 그런거 별로 좋아하는 개념이 아니라서 모든 집안이 5대에 한번은 이민을 하고, 한 세대에 한 집은 다른 지방에 가서 살아야 좀 더 좋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 저이긴 하지만, 그래도 사촌들을 만나니 좋긴 하더라구요. 다음 방학때까지 굿럭.

덧글

  • greenmovie 2008/02/24 12:04 # 답글

    제 오빠보다 더 어른스럽게 굴었던 너의 여동생, 그리고 대답을 꼬박꼬박 예쁘게도 하면서 가끔은 그보다 더 예쁜 미소도 날려줄 줄 알았던 네 남동생. 다들 귀엽게 지내고 있구나. 그나저나 이렇게 쓰고나니 꼭 내 동생들 같군아~! ㅋㅋㅋㅋㅋㅋ
  • 나의르미 2008/02/27 22:06 # 답글

    greenmovie님// 동생 더 필요하세요? 우리집에 9명 대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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