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치기 학교에서

조회를 살짝 하고, 들어오자마자 곧 따르릉 메시지가 왔다. 무려 '교장'이라는 이름으로부터... 반 학생들이 판치기를 하고 있는걸 보았고, 아침시간 30분 동안에는 꼭 교실에 가 있으라고. OTL.

판치기 하지 말라는 말을 하루에 5번씩 10일 정도 했더니 조금씩 줄긴 했다. 그래도 아직도 하는 애들이 있긴 하다. 교장 선생님은 이런 행동을 보고 그 해악을 학생들에게 가르쳐주시기보다는 "담임이 앞에 있으면 할 리가 없으니 늘 교실에 있으세요."하는 주의셔서 나를 찾아다 그 앞에 세워놓으면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생각하시겠지... 역시 이건 몸으로 때우는 직업이었어. 노가다는 정말 싫어. OTL.

암튼, 반장 호출. 협박. ㅡ.ㅡ;

종이 울리고, 1. 수업. 2. 무단결 학생상담. 3. 수업. 점심. 4.수업, 5.학부모 전화상담. 6.수업. 을 하고 교무실로 내려와 방금 들어갔던 반에 대한 근황을 그 담임선생님께 전하는데...  교장선생님이 어디선가 나타나셔서, 청소시간이 되었는데 우리반 애들이 또 판치기를 하고 있다고 하시며 제발 교실에 좀 가라셨다. 다른 반과 우아하게 비교해주시고, 다른 반 담임과도 우아하게 비교해주시고... OTL.

난 좀 게으른가부다. ㅡ.ㅡ;; 후다다다다다다닥.

"얘들아~ 아까 무슨 일 있었니~?" (커다란 미소)

"교장선생님 왔다 가셨어요."

"아침에는~?" (커다란 미소)

"교장선생님 왔다 가셨어요."

"뭐하고 있었니~?" (커다란 미소)

"...."

"나와." (미소만 지웠을 뿐인데;;;;)

교무실에 두 명을 데리고 들어가니, 아까 혼나는 르미를 보고 측은하게 생각하셨는지 선생님들이 한번씩 "이놈들~!" 해 주신다. 이런 화기애애한 분위기 좋아요~ ^^b 두 명에게 종이를 내밀었다. 방금 제작한 따끈따끈한 보고서. 파일명은 "도박에 관한 진술서"이고, 세부 항목은 1. 판치기 소개 2. 판치기의 단점 3. 나의 반성 or 해명 or 추천평 으로 되어있다.

오늘의 종례는,

"판치기가 계속되면 저 책상을 교실로 옮겨서 여기서 살겁니다. 어쩌겠어요. 교장선생님이 이미 두 번이나 보셨는데. ㅠㅠ"

애들은 패닉상태.

"수업이 하루에 5시간이니까, 두시간은 여러분과 함께 수업 듣고, 쉬는시간에 업무 해야겠네요. 나 수학 듣기 싫은데..."

패닉패닉패닉.

"하지마~ 응?" (커다란 미소)

"네~!"

귀여운 애들. 돌아가면서 어떻게 하면 게임 시간을 줄일 수 있을지 의논하면서 귀가하더라는... (아마도 우리반에서의 판치기는 앞으로 써든데스 방식으로 바뀔듯?)

...내일 아침 교직원 회의에 안들어가고 교실을 지켜야하나? 교실에 안들어가고 교무실에서 회의해야하나? 벌써부터 헷갈린다. 교장선생님 레이더에서 얼른 벗어나야 할텐데... 아흑. 아흑. 아흑.

덧글

  • 파김치 2008/03/21 00:07 # 답글

    써든데스로 바뀔까요? 후후.;
    어느 정도 하다보면 시들해질텐데, 그 '어느 정도'가 감이 안 잡히니 말이에요. 돈 걸고 하는 경우도 많고;
  • 달바람 2008/03/22 22:53 # 답글

    전 대학에서도 판치기하는 경우를 봤습니다. 후후훗.
  • 응아보이 2008/03/23 02:05 # 답글

    우리때 하던 게임명으로 말해주세요..
    판치기 궁금합니다.;;;;

    그리고, 애들보다.. 담임이신... 나의르미님의 (커다란미소)가 더 귀여우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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