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요즘이야기

1. 새로 온 외국인 선생님, 로버트. 목요일과 금요일에 오신다. 자리는 내 옆자리. 나이는 나보다 7개월 어린 동갑. 약혼자와 같이 왔고, 잠깐 하다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 예전에 하던 일을 할 생각이지만 수업은 지금까지 보던 어느 원어민보다 잘한다.

금요일에 학교 싱글 모임을 했는데 롭군이 동행했다. 일찍 모임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강의를 틀었는데 - 르미는 방송대 3학년 학생입니다 - 곧바로 울리는 전화. "어떡해. 원모어 타임이라면서 집에 안가. 말은 점점 빨라지고 르미 부르래~" 청바지에 모자티를 걸치고 다시 나갔더니 3000cc 피쳐를 끼고 즐거워하고 있었다. 사실, 내가 없어도 말은 잘 통한다. 선생님들도 속속 중고등학교 때의 영어를 떠올리고, 롭군도 한달째 한국어를 열심히 파고 있으니까... 롭군 이야기가, 언어 때문이 아니라 나한테 할 이야기가 있다고 하면서 신규 영어선생님이 힘들어한다고 많이 도와주란다.

...뭐냐, 너 한국인이냐. ㅡ.ㅡ;

암튼, 롭은 일본에서 2년을 살다와서, 마찬가지로 일본에서 살다온 디자인 선생님과는 일본어로 대화하고, 나에게는 스페인어로 말을 걸고, 다른 사람에게는 한국어로 말을 걸고, 수업은 영어로 하고 있다. (..) 그 옆에서 나는, 일본어를 엿듣고, 짧은 스페인어로 대꾸하고, 한국어 문법을 설명하고, 수업을 영어로 돕고 있다. 정신없는 목, 금.


2. 오늘은 g님의 집에 컴퓨터를 손보러 갔다. 사실 대단한 일을 한 것은 아니고, 쓸데없는 프로그램을 지우고 확실한 백신을 깔고 디스크 정리를 하고 바이러스를 잡았다... 52개나;;;;; 꽤나 시간이 걸리는 일이긴 했는데, 그렇게 기사처럼 앉아있다보니 - 처음에는 고물 컴퓨터에 힘들어하는 g공주를 구하는 기사처럼 갔지만 결국은 컴퓨터 수리기사가 되었.. - 이것도 재미있는 일이구나 싶었다. EBS를 틀어 '세계음악'을 들으면서 재부팅하고 재부팅하고 재부팅하는 일이, 재미있다. :)

전공이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 대화하는 것도 즐거웠다.


3. 저녁에 네이트온에서 쪽지가 왔다. 2004년에 N고에서 가르쳤던 학생. 휴가 나왔다면서, "근데 나이가 몇 살이에요?" 라고 묻는다. "스물 여덟인데요."라고 했더니, "그럼 이모?" 라고. "선생님이지."라고 했더니, "그때는 제가 학생이니까 선생님 맞는데요, 지금은 제가 군인이니까 누나에요."라고 한다.

...에~ 이모보다는 낫네. 비굴한 르미. OTL. 


덧글

  • greenmovie 2008/03/25 10:49 # 답글

    헤헤헤헤헤헤헤헤헤.... 엄마한테 무지 꾸중 들었다. 밥도 안 멕이고 보내는 뱁이 어디있냐구...ㅠ.ㅠ
  • 파김치 2008/03/25 11:24 # 답글

    꺄; 롭 씨는 대단하네요. 그렇게 많은 언어가 들어가 있다면, 저는 뒤죽박죽일거에요;
  • 응아보이 2008/03/31 21:22 # 답글

    군인은 용감합니다.
    그리고, 산을 옮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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