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질 요즘이야기

1.
5월 29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핵심요약을 읽으며 한시간 걸려 운전면허시험장 도착.

"교통안전교육을 이수하지 않으셨네요. 올해 4월 18일부터 법이 바뀌어서, 다음에 보셔야해요. 그 전에 교육 받으시구요."

교육은 세시간. 시험 전에 9시까지 와서 12시까지 듣고 거기서 밥을 먹고 2시에 시험보라는건데... 아악! 왠지 면허시험장 매점 밥은 맛이 없을 것 같앗!

...터벅터벅 돌아나와 버스를 타고 카드를 찍으니 환승할인으로 0원이란다. 그나마 위안이었달까.


2.
6월 1일. N군과 처음으로 같이 간 결혼식. 청첩장도 내가 받았고, 신랑과 실습 동기에, 3주간 연수도 같이 들었고, 신랑의 노래솜씨도 알고 있건만, 그 신랑분이 N군과 동창이었기 때문에 모두들 N군이 나를 데려왔다고 생각하는 분위기였음.

...인사하는 것 때문에 잔소리 들음. 나도 다음에 할 기회가 생기면 꼭 해봐야지.

신랑 친구들은 왜 모두 남자인걸까? 신랑 친구로 참석한 수많은 동료 선생님들이 뒤에서 보고 있는 모습을 보며... 꿋꿋이 혼자 끼어 찍느라 살짝 마음이 힘들었다(당연히 찍혀야지! 축의금을 사상 최고로 냈는데!).


3.
결혼식에서 부페 줄을 섰는데 앞 사람에게 집게를 들어 건내주니, "영어 선생님이죠?"하길래 얼굴이 낯익어서 "네. 저희 어디서 뵈었나요?" 라고 했더니... "같은 학교 전자과입니다."라는 대답이.

...앨리 맥빌에서 이런 경우에 자기 발을 물던데.


4.
지진이 난 날, 지진도 몰랐고, 광화문에 나왔다는 친구의 심야 문자를 보고서야, 그 애가 밟을 땅과 들을 소리들을 떠올리고 걱정하고, 경제관념없이 어른으로 살고... 나는 뭔가 매우 느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삽삽삽~

며칠 전부터 내 자리 바로 뒤 테이블에 학교에는 존재하지 않는 '광우병관련 담당 선생님 앞'이라는 우편물이 와 있다. '공'자 들어가는 기관에 일하는 것이 이런거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우편물이 오면 사람들에게 전해주기도 잘 하고 이렇게 주인없는 책자들이 오면 곧잘 열어보고 필요할만한 부서에 가져다드리기도 잘 하지만, 왠지 이것만은 건들고 싶지 않다. 오가면서 문득 드는 생각. 나는 애들 오가며 볼 수 있게 붙여볼까 해서 어학실 환경꾸미기 포스터를 사려고 20만원을 사업 "6개월 전에" 신청했다가 그 예산이 '짤렸'는데, 도대체 이걸 보낸 부서에서는 어느 예산으로 홍보책자를 만들었을까?

...너무 사소한가. (..)


덧글

  • 2008/06/03 02:12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나의르미 2008/06/13 01:16 #

    그러게요. 흑흑. 삽질 그만하고파용. ㅠㅠ
  • greenmovie 2008/06/03 18:39 # 답글

    소소한 작은 소식들... 그 속에 매몰되지 않고 여전히 metacognitive한 르미의 모습이 아른거려서 참 보고싶어.
  • 나의르미 2008/06/13 01:17 #

    보고싶어요. 이번 일요일에는 그럼 힘들 것 같고... 보고파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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