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수업 학교에서

연수 다녀와서 삘 받은 것 중 하나는 영어이고, 다른 하나는 수업이라, 이번 학기에는 스타일을 확 바꿔서 읽기 수업에서 '대강 읽기'와 '세부내용 파악하기'를 꼬박꼬박 하고 있다. 한가지 문제는, 기초적인 짧은 문장조차 읽을 수 없는 학생들이 많아서 수업에서 한 것을 시험에 냈을 때 공부하여 열심히 푼 학생과 모두 한 번호만 찍은 학생의 점수가 별 차이 없을거라는 점.

그래서 수업시간에 다룬 내용에서 주제를 정해 어휘학습을 추가로 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When in Rome, do as the Romans do. 라는 속담이 나온 페이지를 공부한 날에는 Time is money와 Don't put all your eggs in one basket을 함께 공부하고, 이 세가지를 모두 시험에 내겠다고 알리는 것이다. 그럼 세 문제는 벌써 만든 셈. 문항 제작할 때에는 이야기를 활용할 수도 있고 그림을 활용할 수도 있고 뜻이 맞는 우리말 속담을 이용해도 되겠지...라는게 나의 계산이다.

아무튼, 두번째 읽기 수업의 주제는 '나라이름'이었다. 200개가 넘는 나라를 모두 다룰 수는 없고, 어쩔 수 없이 자주 보이는 나라들을 골라보니 뭔가 G7스러운 잣대가... 가만히 세계지도를 들여다보다가 아차 싶어 인도를 넣고, 중국을 넣고, 캐나다를 넣고, 좋아하게 된 나라 호주도 넣었다. 내가 고른 그림은 국가의 나라 모양에 국기 무늬가 들어간 그림이었는데,

한국은 어쩌나.

구글 이미지 검색에서 한반도 그림을 얻는 것은 쉬우나, 태극기를 모두 넣을 수는 없고... 그러다 문득, 나에게는 한반도가 한국이지만 사실 나의 국가는 한반도의 남쪽 부분이라는 희괴한(?) 사실을 깨달았다. 북한을 검색하니 인공기가 들어간 한반도의 북쪽 부분이 나온다. 남한을 검색하니 태극기가 들어간 한반도의 남쪽부분이 나왔다.

"이 그림 찾아보고는 우리나라가 외국인들이 생각할 때에는 이런 모양이구나 하고 알게 되었어요. 낯설죠?"
끄덕끄덕.

두개의 Korea 그림을 합치고, "이렇게 되기를 바라는 것이 좋은 생각인 것 같아요."
끄덕끄덕.

"사회시간이야 뭐야."라고 투덜거리는 애들이 많아서, 속으로 '나도 내 전공이 참 골치아프다고 생각해.'라고 생각하며, 여러 분야의 독서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수업이었다.

그러고보면 '교육의 빛'에서 읽었던 것처럼 교육의 질이 교사의 질을 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학생들이 50의 역할을 다 해주었을 때 나는 나머지 50을 얼마나 채워갈 수 있을지. 더욱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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