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에 안주로 삼으세요 :: 미야베 미유키, <안주> 책장

안주
2012년 8월 23일, 북스피어
옮긴이 김소연
576쪽

사건: 흑백의 방에서 오치카는 계속 이야기를 들어요.
줄거리: 버려진 <수국저택>으로 이사한 신자에몬과 하쓰네는 구로스케라는 존재를 만납니다.


신자에몬씨는 사람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책벌레. 뚜벅뚜벅 걷듯 일을 해왔지만, 은퇴를 하고 나면 책을 한가득 쌓아놓고 은둔하고 싶어하는 사람입니다. 하쓰네씨는 그의 부인으로 다정한 성격에, 남편을 '따르면서 따르게 하는' 면이 있는 사람이죠. 새로 이사한 집에서 구로스케를 만나고 나서 이 두 사람의 행동은 다릅니다. 하쓰네는 귀여운 것이 있다면서 그것과의 관계에 집중하고 신자에몬씨는 저것이 무엇일까 하고 그 실체를 알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어떻게 접근하든, 구로스케는 귀엽고 동시에 함께할 수 없는 존재입니다.

사람들의 마음을 닫고 악한 일을 하게 만드는 것 중 하나가 고독이죠. 그것에서 벗어나 보려고 얕은 즐거움을 좇다 허탈해지기 쉽고요. 이 이야기를 읽으며 '너는 고독하지만, 외톨이가 아니다'는 말이 한동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네, 우리는 고독하긴 하지만 외톨이는 아니었어요. 당신이 기억하는 내가 있고, 내가 기억하는 당신이 있으니까요. (심지어는, 한쪽에서만 특별하게 기억하는 외잎 갈대 같은 추억도 그 사람에게는 응원이 되니 말입니다.) 그러니 잘 따져보면 세상은 눈물지을 일보다 주먹을 쥐고 기운 낼 일이 더 많았던 거에요!

안주를 읽은 다음 날, 평소처럼 일하고 있는 그 어느 순간에 '사람은 누구나 변할 수 있다'는 안주의 한 문장이 떠올랐어요. 신자에몬씨에 대한 말이었죠. 간단한 한 문장이지만 '사람'의 자리에 다른 단어 - 엄마, 학생, 아이, 친구 - 를 넣어보면, 사실 누구나 마음속 깊은 곳이 이 믿음이 있다는 것은 금방 알 수 있어요. 사람들은 늘 서로 믿고 있었어요. '당신은 변할 수 있다.'라고. 그래서 교육하고, 응원하고, 조언하고, 때로는 싸울 수 있는 거죠.

'부디 여러분이 보는 사건들의 나쁜 사람들을 보며 어딘가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것에만 집중하지 말아 주었으면 좋겠어요, 사람은 누구나 변합니다. 이야기를 듣고 이야기를 들려주며 조금씩 공명해가기를 바랍니다.' 라는 여사의 말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출간된 미야베 미유키 여사의 소설을 삼 분의 일 정도 읽은 지금, 그간 미미여사의 소설이 따뜻하고 든든했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런, 인간 본연의 힘을 신뢰하는 작가의 베짱(..) 때문이었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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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greenmovie 2012/08/29 23:03 # 답글

    와아... 읽고 싶다!!!! 곧 읽고 싶은만큼 읽게 되겠지? 두 달 반만 지나면. 파이팅.
  • 나의르미 2012/09/26 21:17 #

    한달 반만 지나면.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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