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의 진짜 모습 :: <진상> 책장

이 마을을 떠올려본다. 맛있는 조림이 있는 식당, 그 2층에 있는 공부방, 메밀국숫집, 또 한참을 가서 한적한 시골에 아마도 낮은 집이 다닥다닥 붙어 있을 채소행상 아저씨네 동네와 시끌벅적한 의원/약방 골목.


등장인물이 많고 조금씩 신분이 달라서 처음에는 살짝 더듬는 느낌이지만 큰 줄기를 따라가다 보면 한 사람 한 사람 제대로 보이기 시작해서 점점 속도가 붙었다. 주인공이 느긋한 사람이라 그런지 좋은 대화도 많고 공감 가는 생각들도 많이 나온다. 예를 들어,


"언젠가 저랑 함께할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을 울리는 일만은 절대로 하지 않을 거에요." 감동적인 말이지만 헤이시로는 머리 한구석에서, 네가 아무리 마음을 써도 여자가 알아서 우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게다-하고 생각했다.


이런 건 정말 웃지 않을 수가 없다.


같은 사건을 해결해가면서 각각의 인물들이 그것을 통해 무언가를 깨닫고 그걸로 다른 문제를 해결하거나 극복하게 되는 하권은, 읽으면서 읽고 있다는 것을 잊었달까, 정말 근사했다. 마음에 드는 상대에게 들떴던 때를 떠올리며 달면서도 쓴 무언가 울컥, 했다.


제목이 '진상'이니 이 책에 진상이 누가 있었나 떠올려본다. 혼인으로 생활을 확 바꾸는 여인과, 가게에서 일하는 여인한테 살갑게 굴라고 행패를 부린 아저씨가 있었군... 그런데 그 사람들도 알고 보니 이해할 수 있었다, 이유가 있었다, 사람들이 쉽게 말했던 그게 다가 아니었다는 게,


미미여사가 해주고 싶었던 이야기 중 하나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사람을 믿고 가까운 사람들끼리 서로 의지하면서, 라고, 늘 그랬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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