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요즘이야기

2014년 4월에 안산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것은 여러 가지를 의미한다. 

1. 엄마와 부쩍 많이 연락을 주고받으며 서로 괜찮은지 확인하는 시간을 보냈다. 어느 날 엄마는 아버지가 꺾어 온 고사리를 삶는다시며 좀 보내줄까 하셨다. 요리를 안 하는 나에게는 필요 없는 아이템인걸... 하고 끊으려다 문득, 김장 김치를 주셨던 김샘의 어머니를 떠올렸다. 김샘의 엄마에게 보내줘요! 라고 말씀드리니 흔쾌히 오케이.

택배 아저씨가 집 앞에 놓고 간 고사리를 열어 본 김샘의 어머니는 김샘에게 전화했고 덕분에 요즘 집에 잘 가지 않았던 김샘은 자취방을 나와 '본가'로 가서 저녁을 먹었다고 한다. 그리고 카톡으로 이걸 보내왔다.

글씨를 잘 쓰시네요! 라고 놀라기에, "모든 게 나를 능가하는 분이셔."라고 대답해 주었다.

며칠 후 친한 선생님들과 생일 축하 자리에서 김샘이 고사리 이야기를 꺼내며, 한 번 먹을 분량으로 일일이 소포장해서 얼린 후 아이스박스에 넣어서 보내주셨다고 했다. 그러자 40대 부장 샘이 "르미네."라고 하셨다.

앗. 부끄러워. 그렇구나. 난 엄마가 터프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사실 내가 그렇듯 받을 사람 생각하면서 이것저것 준비하는 거 무척이나 좋아하는 사람이었어.

2. 시험이 갑자기 미뤄진 데다 연휴까지 있어서 금요일에 교실이 텅텅 빌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저녁 식사를 밖에서 하고 마트에 들러 18개들이 초코파이 한 상자와 쿠키 약간, 지퍼백 한 상자, 음료 두 상자를 사서 들어왔다. 교실에 가 보니, 남학생 4명이 자습 중이고 책가방은 열 개이다. 얼른 교실로 돌아오면 용서하겠다는 카톡을 하나 보내놓고는 시치미 떼고 교무실에 가서 정작 나는 즐겁게 작업을 시작했다. 

음료 하나, 과자 두 개, 방과 후 할 때 애들 입에 물리려고 사 놓은 막대 사탕 하나, 그리고 쪽지 이렇게 알찬 구성...(흐뭇). 가방을 열 개 보았으니 넉넉하게 만들기로 했다. 색지 꺼내서 출력, 자르기, 그리고 가내수공업. 가내수공업. 가내수공업.

야자 끝나기 10분 전에 마트에서 준 봉투에 들고 들어갔는데 애들이 쓰레기 들고 왔다고... 아, 그렇지, 이건 안산의 종량제 봉투로구나. ㅡ.ㅡ;; 쓰레기가 아닙니다. 연휴 전날 야자 한 사람들에게 주는 선물이에요. 라고 말하고 나눠주었다.

위 사진은 학생이 우리반 밴드에 올려준 것. 사진 제목은 "야자의 중요성"이다.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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